티스토리 뷰

목차



    어제부터 눈이 내려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.  

    아침 햇빛을 받으며 반짝이는 눈의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졌다.

    이 세상은 정말 아름다운 것일까?

    아름다움이란 단어를 참 좋아하지만, 사실 이 세상은 아름답지만은 않다.

    눈부신 햇살을 받은 곳에는 그 밝음 만큼이나 짙은 그림자가 함께한다.

    마냥 아름답고 좋은 것에만 채널을 맞추고 살면 좋겠지만

    우리네 현실은 그런 걸 허락하지 않는다.

     

    그렇다면 인생이란 항상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것일까?

   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그냥 해맑게 세상을 바라본 적도 있는 것 같다.

   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의 어린이날이 떠오른다.

    어린이들에게 '어린이날'은 마음이 붕붕 뜨는 행복한 날이다.

    6학년 어린이날 나는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저 멀리서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을 보았다.

    그런 것을 '윤슬'이라고 부른다. 

    나는 그 반짝이는 물결이 너무 아름다워서 가까이 가서 보게 되었다.

    가까이 가자 그 반짝임은 사라지고 그냥 물일 뿐이었다.

    멀리서 보면 그토록 아름다운 것이 왜 가까이 가면 사라지는 것일까?

    6학년, 감수성이 풍부했던 나는 그 사실이 너무 슬프게 느껴졌고, 서글프게 울었다.

    사실 6학년의 어린이날은 내 인생에서는 마지막 어린이날이었다.

    어린이가 아니라는 사실이, 또 내가 처해있던 당시의 삶이 내게는 너무도

    무거웠고 서글펐다. 

    지금도 그날은 내 인생에서 잊히지 않는 날로 남아있다.

     

    빛과 어둠의 공존, 기쁨과 슬픔의 공존, 행복과 고통의 공존,

   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이렇게 공존함을 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다. 

    얼마 전에 많은 추억을 함께한 친구를 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. 

    행복한 추억이 많을수록 떠나보낼 때의 아픔이 더 크게 느껴진다.

    사랑한 만큼 고통이 커지는데 우리는 왜 사랑을 하면서 살아갈까?

    사랑을 안 하면 고통도 없고, 다른 사람들과 행복한 추억을 만들지 않으면,

    잃어버리는 아픔 또한 없을 텐데 말이다.

    당연한 말이지만, 그 이유는 사랑하면서 가질 수 있는 아픔보다는,

    기쁨과 행복이 더 크다는 '희망' 때문이라고 생각한다. 

   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내하는 우리들이 대견하다.

    눈물이 나도록 아름다운 날 문득 드는 생각들을 적어보았다.

    아픔과 슬픔을 내포한 '사랑'이라는 아름다운 현실을 용기 내어 살아보자!

   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아픔과 슬픔마저도 사랑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를지도 모르겠다.

    우리 모두 빛과 어둠이 있어서,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'인생의 그림'을 그려나가길

    소망해본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반응형